[오늘 2024 미국 대선]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에 보안 강화
선거사무실 방탄유리-강철문 설치
테러 모의 감시 SNS 모니터링팀도
미국에선 5일(현지 시간) 대선 뒤 개표 과정에서 이른바 ‘대선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7대 경합주에서 마지막까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졌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패했던 트럼프 후보(당시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일으킨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충격이 미국 사회에 짙게 배어 있어 상당수 주들은 안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사태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 폭동 등 대비해 주 방위군 비상 대기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불안한 미국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보안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는 선거 당일과 이후에 폭동 발생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에 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달 오리건과 워싱턴주에서 사전 투표함 화재로 투표 용지가 훼손됐던 사건을 계기로,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도 1일부터 주 방위군에 비상대기령을 발령했다.
2020년 대선 때 불과 1만475표 차로 트럼프 후보가 패했던 애리조나주도 삼엄한 분위기다. 주 선거 결과 인증 책임을 맡고 있는 에이드리언 폰테스 국무장관은 “요즘 방탄조끼를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의 매리코파 카운티는 투표 집계 장소 주변에 저격수를 배치하기 위해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위험 행동 사전 파악을 위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전담팀도 꾸렸다. 모든 투표함엔 감시 카메라와 감시자를 배치했다. 카운티 관계자는 “2020년 이전엔 이런 걱정을 안했지만, 이젠 ‘과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WP에 따르면 현재 많은 주들이 선거사무실에 방탄유리와 강철 문, 모니터링 장비 등을 마련했다. 투표 관리 책임자가 누를 수 있는 비상 버튼도 설치했다. 생화학 테러에 대비해 보호복과 해독제를 배치한 곳도 있다. 수도인 워싱턴DC는 3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12시간 교대근무를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 불복 움직임에 대한 우려 여전해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질 경우 결과에 불복할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ABC에 따르면 그는 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그날(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의 승자는 자신이며, 백악관을 비워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 측이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일방적 조기 승리 선언이나 무차별 소송 같은 불복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당일 밤 승자가 드러날 것이며, 적절한 시기에 국민들에게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후보의 기습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거짓 승리를 선언하면 민주당은 ‘트럼프를 믿지 말고, 공식 결과를 기다리라’는 광고를 모든 매체에 쏟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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