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대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점점 늦어지고 있으며 주요 원인은 주거비 급등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주거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 또한 역대 최고령인 34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1997∼2012년에 태어난 ‘Z세대’ 중에서 연령이 높은 편인 25∼27세는 지난해 기준 3명 중 1명꼴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 이 비율은 20%였지만 약 1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통신기업 버진미디어가 최근 18∼35세 MZ세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약 3분의 1이 “주거비, 전기·수도 요금 같은 공과금을 부모에게 의존한다”고 답했다.
영국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 또한 34세였다. ‘주택을 소유한 25세 미만’의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20년 전에는 이 수치가 24%였지만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이는 주택 매매값과 임차료가 동시에 치솟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초 기준 주택 임차료의 평균 상승률은 연 9.2%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고 FT는 전했다. 또 25세 미만의 수입에서 주택 임차료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7%에 달했다. 싱크탱크 ‘레졸루션재단’의 몰리 브룸 분석가는 경제적 불안정이 커지면서 젊은층의 출산율, 가족 형성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압박이 큰 젊은층이 사교 활동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도 감지된다. 보험업체 피닉스그룹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성인의 68%가 “경제적 이유로 사교 모임이나 활동을 피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25% 이상이 “술, 담배 등 기호식품에 돈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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