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관저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07
“미국 조선업이 많이 퇴조했는데 한국과의 도움과 협력이 중요하다.”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미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이 7일 윤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업’을 콕 집어 강조한 건 전임 조 바이든 정부와는 전혀 다른 ‘트럼프 2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 중심의 대외·산업·통상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 특히 미국에 ‘조선업’은 군사적으로 중국 해군력 견제의 핵심이다. 중국의 ‘해양굴기’를 저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조선업은 미 자국 산업에서 국내 고용 창출 등을 위해 한국의 협력이 가장 시급한 분야 중 하나다. 정부 소식통은 “결국 첫 통화에서부터 트럼프 당선인이 가려운 곳을 가감 없이 언급한 것”이라며 “윤석열-바이든 정부가 공유해온 ‘가치 중심’ 한미 동맹 기조의 대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했다.
● 트럼프 “한국 군함 세계 최고 수준, 협력 필요”
미 대통령 당선인이 첫 통화에서 특정 산업 분야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도 1기 땐 2016년 박근혜,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주로 한미 동맹 및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한국의 군함 및 선박 건조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 및 보수, 정비 등의 분야 뿐 아니라 민간 선박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함, 민간 선박을 두루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협력 분야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는 생산 및 MRO(유지·보수·정비) 위기에 봉착한 미 해군과 미 조선업계 전반에 대한 절박한 인식이 반영돼 있다는 게 우리 정부 안팎의 평가다. 미국은 1960년대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국가였지만 이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 일본의 조선 굴기는 미국 조선업의 쇠퇴를 앞당겼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 해군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반대로 중국은 ‘해양굴기’를 선언하며 군함을 대량 생산해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조선 강국인 한국을 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빠르게 고품질 선박을 만들어 내고, 우수한 MRO 전문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민간 조선업 역량 강화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과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고용 창출”을 강조해왔는데 조선업은 고용 효과가 큰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다. 그런 만큼 미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고 한국에 기술 등을 요구할 경우 양국 간 마찰이 불가피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5월 유세 당시 “한국은 미국의 조선(shipping) 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갔고, 다른 많은 산업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언급한 ‘슈퍼 관세’에 대해 “만약 중국에 60%에 달하는 슈퍼 관세를 붙이면 중국은 국제시장에서 덤핑하게 될 텐데 그런 간접적인 효과가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尹 이달 중순 중남미 순방 때 회동 추진할 수도
정부는 우선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조기 회동을 서두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이 첫 순서”라며 “이어 미국 백악관과 주요 참모진 인선 이후 정책 협의 순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인 이달 중순 윤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때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 추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개인적 유대관계를 중시한다. 검사를 좋아하고 않고 동맹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다. 어떻게 우정을 다져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케미(호흡)가 맞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별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 가운데 친분이 있는 인사로 빌 해거티 상원의원,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언급했다.
정부 소식통은 “직관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하루 빨리 서로 편하게 ‘my friend(내 친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간적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조현동 주미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대사관 참사관 2명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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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24-11-07 18:03:23
트럼프가 군함에 대해 알정도면 한미 관계가 예전보다는 휠씬 나을것이다. 동북아와 세계에서 우리의 군사적 영향력을 중요시 할것이다.
2024-11-07 17:49:36
한미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순조로울거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원리 원칙을 지키는 보수주의자 니까 윤석열 대통령도 원리 원칙을 우선으로 하며 문재인처럼 북조선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자국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대화를 하면 서로의 이익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새로운 동맹으로 거듭 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조선기술과 군함제작기술을 요구하면, 우리는 핵무기 개발의 필요성을 트럼프에게 인식시켜라! 그리고 다음번에 만날때는 우리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받는 걸로 해라! 단, 이런 협상은 아무도 몰래 비밀로 해야한다! 우리나라의 국민과 언론에도 알리지 말고 비밀리에 추진해야한다! 그래야 성공한다!
2024-11-08 01:04:21
미국의 현재 취약분야인 군함 건조와 MRO에 적극 협력하면서 방산분야의 상승세를 더욱 끌어올리고, 서태평양의 최전선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에서의 risk를 베니핏으로 전환하여, 북중러의 턱밑에서 그들의 목숨줄을 딸 수 있는 천혜의 요새인 점을 부각시켜서 트럼프 재선기간에 대한민국의 핵무장을 완성하고, 영원토록 동북아와 서태평양에서 전쟁을 방지하여 세계 최강의 리더국으로 번영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2024-11-08 00:14:48
대한민국 방산 산업이 세계를 장악할 것이다
2024-11-08 00:13:37
거북선의 유전자를 이어 받은 대한민국 조선업! 세계가 부러워 한다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2024-11-07 23:56:32
바이든이 반도체랑 자동차 가져갔으니 이번엔 트럼프가 조선이랑 철강 가져가겠다는 소리다. 윤정부때 주요 산업 다 뺏기고 우리 국민은 30억짜리 강남아파트에서 콘크리트 갉아먹고 살게되었다.
2024-11-07 23:49:50
처음에는 군함으로 시작하지만 제조업 세계1위이니까 탱크 장갑차 자주포 전부 우리가 생산하기로 해라 한국이 안보관점에서는 미국본토보다 더 중요해지게 미국이 전쟁 수행하려면 한국이 절대 필요하게 만들어라
2024-11-07 23:06:52
주체따까리 삼D프린터와는 비교가 안되는내공의 0.73% 도람뿌와 화통한 성격이 잘맞을것같고 좋은 파트너가 될것이다 북쪽돼지네 조공하는 주체따까리들의 장난이 거세지겠지만 잘헤쳐나갈것으로 생각된다 한가발도 속으로 강해보이니 이개멍이 조꾹이 삼D프린터 세력을 눌러버리고 오랜기간 한민족 역사에 전성기를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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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24-11-07 18:03:23
트럼프가 군함에 대해 알정도면 한미 관계가 예전보다는 휠씬 나을것이다. 동북아와 세계에서 우리의 군사적 영향력을 중요시 할것이다.
2024-11-07 17:49:36
한미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순조로울거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원리 원칙을 지키는 보수주의자 니까 윤석열 대통령도 원리 원칙을 우선으로 하며 문재인처럼 북조선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자국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대화를 하면 서로의 이익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새로운 동맹으로 거듭 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4-11-08 00:14:48
대한민국 방산 산업이 세계를 장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