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자 젊은 여성 한국의 비혼 비출산 등 ‘4B’에 관심 왜?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1월 10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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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트럼프 지지하는 남성들에도 거부감
4B 운동이 미국에서 주류가 될 가능성에는 회의론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선된 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 이후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4B’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CNN이 9일 보도했다.

‘4B’는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라는 네 가지 한국어 단어를 줄인 말로 한글의 ‘ㅂ’이 들어가 ‘4B’가 됐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젊은 자유주의 여성들은 남성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데이트하고, 성관계를 갖는 것을 거부하는 한국의 페미니스트 운동에 대한 정보를 논의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 여성들은 성적 학대 혐의가 있는 트럼프에게 대다수의 남성이 투표한 데 대해 분노하고 싫증이 났다고 말한다.

트럼프가 보수적인 대법원 판사 3명을 임명해 임신중절 권리가 뒤집힌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애슐리 폴라드(36)는 CNN에 “우리는 남성의 안전을 위해 아첨하고 간청했고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을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우리를 미워한다”며 “우리를 미워하면 우리도 원하는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의 젠더 연구 조교수인 주휘 주디 한에 따르면 4B 운동은 2015년 또는 2016년경 한국에서 시작됐다.

주로 20대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MeToo와 다른 페미니스트 운동에서 파생된 것으로 극심한 성 불평등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났다는 것이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당했는데 가해자는 여성들에게 무시당했다고 느껴서 죽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여성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한 반성을 촉발했고, 여성 살인, 복수 포르노, 디지털 성범죄 등으로 확대됐다.

주디 한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널리 퍼져 있고, 체계적인 차별과 불평등이 있고, 결혼, 출산, 양육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은데, 누가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4B 운동은 미 언론의 헤드라인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으로 다시 관심이 높아졌다고 CNN은 전했다.

4B 운동이 미국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질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적어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온라인에서 많은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여성들은 이 운동을 새롭게 발견하고 참가를 다짐하고 있다. 이미 결혼했거나 연인이 있는 여성들은 남성이 소유한 사업을 보이콧하거나 남성을 위한 감정노동을 거부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항의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폴라드는 몇 년 전 한국의 4B 운동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남성을 중심에 두지 않고 사는 삶이 어떤지 살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2022년 이후 그녀는 남성과 데이트하거나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고, 혼자 지내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는 결혼하지 않고도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으며 혼자서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전국의 다른 여성들이 4B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스턴에 사는 알렉사 바르가스(26)는 학대와 폭행을 포함한 건강에 해로운 일련의 관계를 겪은 후 몇 년 전 남성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올해 초에야 자신의 행동과 일치하는 운동과 언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녀는 “남성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며 “나의 인생과 이 운동에서 목표는 젊은 여성과 소녀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4B가 유행할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주디 한도 4B 운동이 미국에서 주류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녀는 “젠더 이분법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많은 여성들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CNN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들에게 우위를 유지했지만 출구 조사에 따르면 그녀의 우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보다 작았다.

자신을 우선시하기 위해 몇 년 동안 남성과 교류하지 않았다는 플로리다 출신의 하디아 카나니(24)는 미국 내 4B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녀는 여성들이 가부장제를 지지하고 있는데다 남성을 더욱 고립시키는데 따른 결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온라인 대화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성과 자고 남성과 데이트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많은 여성이 4B의 엄격한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지금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최근 이 주제를 둘러싼 대화를 통해 여성들이 자신과 자신의 상황을 다르게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디 한은 4B 운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빠르게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최근의 담론이 여성들이 자신의 투쟁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연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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