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의석수를 4배로 늘리며 ‘캐스팅 보트’를 쥔 야당 대표의 불륜이 폭로됐다. 당사자는 불륜 사실을 시인했다.
일본 제3야당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55)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불륜 보도에 대해 “대체로 사실”이라며 “가족뿐 아니라 기대해 주신 많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마키 대표는 “아내에게 다 얘기했고, 아내는 크게 질책했다”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 “동료들에게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민주당 측은 “사생활 문제는 가족끼리 의논할 일”이라며 다마키 대표를 계속 지지할 뜻을 밝혔다. 국민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일본 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예정대로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했다.
일본 주간지 ‘스마트 플래시’는 이날 다마키 대표가 지역구인 가가와현 다카마쓰시의 관광 대사인 39세 탤런트 여성과 불륜 관계를 맺은 의심이 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지난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국민민주당은 기존 7석이던 중의원 의석을 28석으로 크게 늘리면서 총리 지명 선거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국민민주당은 총리 지명 선거에서 1차와 결선 투표에서 모두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는 ‘무효표’ 전략으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 재선출을 용인하면서 사실상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다마키 대표의 불륜 사건으로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민주당의 영향력이 약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연간 소득 103만 엔(약 945만 원)이 넘으면 소득세가 부과되는 기준을 높여 이른바 ‘103만 엔의 벽’을 허무는 방안을 자민당과 협의했다.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소수 여당민주당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 과반에 못 미치는 소수여당 자민당의 약해진 영향력이 그만큼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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