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총리로 재선출됐다.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총선) 후 국회가 다시 개원하면서 새 내각이 꾸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국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 중의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위인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와 결선 투표 끝에 총리로 뽑혔다.
‘캐스팅 보트’를 쥔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은 결선 투표에서 무효가 될 것을 알고도 각각 자당 대표에게 표를 던졌다. 사실상 이시바 총리 연임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말 자민당 총재로 뽑힌 이시바 총리는 10월 1일 제102대 총리로 취임했다. 해산 후 총선을 거쳐 이날 103대 총리로 뽑히며 2차 이시바 내각이 출범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법무상, 농림수산상과 연립여당 공명당 몫의 국토교통상을 채우는 소폭 교체가 이뤄진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비롯해 외무상, 방위상 등 주요 각료는 대부분 유임한다.
향후 국정 운영은 가시밭길이다.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에 자민당 출신 무소속 의원까지 더해도 중의원 과반(233석)에 못 미쳐 야당 협력 없이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4배로 늘린 국민민주당(28석)과 정책 협의를 하면서 국민민주당이 요구하는 ‘103만 엔(약 945만 원)의 벽’ 개선을 논의 중이다. 연 수입이 103만 엔을 넘으면 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현행 세법을 개정해 면세점을 높이는 게 골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일본 국회 개원일인 이날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가 주간지에 폭로된 여성 탤런트와의 불륜을 인정하면서 일본 정국이 예상 외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사생활 문제로 다마키 대표가 물러나진 않겠지만, 최근의 상승 기세가 꺾이고 국민민주당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야권 판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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