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직인 미국 연방대법관 9명 중 여성 최연장자이며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70·사진)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진보 진영 일각에서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0일 전했다. 푸에르토리코계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재직 중인 그는 미 최초의 라틴계 대법관이다.
이는 혹시라도 그가 내년 1월 20일부터 시작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중 사망하면 후임으로 보수 성향 대법관이 발탁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세 명의 보수 대법관을 임명했다. 이로 인해 현재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인데 한 명의 보수 대법관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보수 경향이 강화된 대법원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낙태권, 소수인종 우대정책 등 진보 성향 정책을 잇달아 폐기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유년 시절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다. 올 9월 뉴욕주 용커스 행사에 참석했을 때도 꼿꼿한 자세를 취하지 못한 채 다소 구부정하게 걸었다. 대법관은 자진 사퇴, 탄핵 외에는 종신 임기가 보장된다. 진보 진영은 ‘진보 대모’ 루스 긴즈버그 전 대법관(1993∼2020년 재직)의 선례를 우려하고 있다. 수차례 암 투병을 한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진 사퇴 권유를 거부했다. 2020년 9월 그가 숨지자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48세의 젊은 보수 여성 대법관 에이미 배럿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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