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이탈리아에 “강경한 반(反)난민 정책을 집행하라”는 취지로 발언해 이탈리아 정계에서 내정간섭 공방이 일고 있다. 극우 성향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머스크의 발언을 반겼지만 야권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1월 동유럽 알바니아와 협정을 맺고 자국 해역에서 구조한 이주민 중 본국 송환 시 박해 위험이 없는 ‘안전국가’ 출신만 알바니아의 이주민 시설로 보내기로 했다. 당시에도 상당수 시민단체가 “제3세계에서 온 불법 이민자를 사실상 동유럽으로 떠넘기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유럽 전문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로마지방법원은 11일 이집트,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민을 알바니아로 보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두 나라를 ‘안전국’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머스크는 12일 소셜미디어 ‘X’에 해당 판결을 공유하며 “(이 판결을 내린) 판사들은 나가야 한다”고 썼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극우 정당 ‘동맹’의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는 “머스크가 옳다”며 이 게시물을 반겼다. 그는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한 아프리카계 이주민들을 태운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3주간 막았다. 이로 인해 납치, 직무유기 등으로 현재도 재판을 받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속한 집권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일부 인사도 동조했다. FdI 소속 파비오 람펠리 하원 부의장은 “(알바니아) 송환 정책에 반대하는 판사들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1야당 민주당의 안드레아 카수 하원의원은 “이탈리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간섭”이라며 “멜로니 총리는 주권을 수호하고 있는지, 이 공격을 받아들일 건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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