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요격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이지스 구축함 방공체계 지상으로
러 “우리 국경 향해 전진한 것” 반발
러시아 영토에서 약 160km 떨어진 폴란드 북부에 미군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가동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전선으로 불리는 폴란드에 미군 첨단무기가 들어서자 “우리 국경을 향한 무력 시위”라며 반발했다. 독일도 연말까지 우크라이나에 6번째 최신 방공무기를 인도하기로 하는 등 서방 유럽 국가들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뒤 달라질 안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오후 북부 도시 레지코보에서 미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기지 개소식을 가졌다. 이지스 어쇼어는 이지스 구축함의 방공체계를 지상으로 옮긴 것이다. 해당 기지는 미 유럽사령부(EUCOM) 산하 해군 시설로,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국경과 약 160km 떨어져 있다.
미군은 유럽 미사일방어 통합 계획인 ‘유럽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EPAA)’에 따라 2016년부터 루마니아에도 이지스 어쇼어를 설치했다. 폴란드는 2008년에 미사일 기지 건설에 합의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이 기지에 대해 “두 나라에서 누가 집권하든 양국 동맹은 강력하다”며 안보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나토 탈퇴를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에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되면 유럽의 자체 국방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군의 미사일 시설이 폴란드에 세워지는 것에 대해 “유럽에 있는 미군 인프라가 우리 국경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라며 “동등성 보장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채택하겠다”고 경고했다. 서방은 해당 시설이 이란 등 중동 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독일은 연말까지 최신 단거리 미사일 시스템 IRIS-T를 여섯 번째로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9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IRIS-T를 17개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이 밖에도 내년에 독일의 방공시스템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 방위 협력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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