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무관세 협정 폐기되면 존속 어려워
韓기업 5~10% 이미 동남아로 떠나”
“이미 멕시코 주재 한국 기업 중 5∼10%는 떠나갔습니다. ‘한계지점’에 왔다고 생각해 동남아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국내 기업에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엄기웅 법무법인 문두스 대표변호사는 “현지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무관세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개정을 예고하고, 멕시코에 대해 고관세 부과를 천명하면서 미국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노리고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는 미국 수출 기지로 연간 40만 대 규모 자동차 생산 공장이 있는 기아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전), 포스코(철강재) 등이 진출해 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국은 USMCA에 따라 일정 조건하에서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고 있다. 협정이 발효된 2020년 이후 6년마다 재검토할 수 있는데,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2026년 협정 개정에 나서거나 개정 전이라도 해당국에 고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가 중국과 더불어 트럼프의 ‘최우선 경제공격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중국 자동차의 ‘우회 생산 기지’로 활용되고 있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1524억 달러)는 중국(2794억 달러)에 이어 미국에 2번째로 무역적자를 많이 안기기도 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인은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우리 정부에 미국-멕시코 갈등에 대한 의견 개진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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