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발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가 최근 이란과 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시기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입지를 다져온 머스크 CEO가 향후 미국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11일 뉴욕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만남은 비공개 장소에서 1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머스크 CEO가 먼저 만남을 요청하고 이라바니 대사가 장소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란 외교부 관계자는 “이라바니 대사가 머스크 CEO에게 미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머스크 CEO의) 일부 사업체를 테헤란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에 대해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는 머스크 CEO가 외교적 행보에 나서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시기 이란과의 핵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또 2020년에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을 지시했다. 이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어떠한 협상도 모두 금지시켰다.
NYT는 “이란 고위 관리와 머스크 사이의 조기 직접 회담은 대통령 당선자와 이란의 과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이란 사이의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변화를 반기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14일 X에 “차이점은 협력과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 우리는 용기와 선의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란은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테이블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개혁파였던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거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해제할 기회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편 머스크 CEO는 13일 DOGE의 X 계정을 만들고 구인 공고를 올렸다. 이 게시물은 “우리는 (정부) 비용 절감을 위해 주당 80시간 이상 일할 의향이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X를 통해 “실제로 이것은 지루한 작업이고 많은 적을 만들 것이며 보수는 0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력서를 DOGE 계정의 메시지(DM) 기능을 통해 받겠다고 한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DOGE 계정에 DM을 보내기 위해서는 유료 계정으로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료 계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매월 8~16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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