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과 법무장관에 각각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전 폭스뉴스 진행자(사진)와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의 성범죄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위원회는 헤그세스가 2017년 성폭행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지명 발표 뒤에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인사 검증에 의문을 갖고 FBI 대신 사설 업체를 이용하며 검증에 이러한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위는 헤그세스의 성폭행 혐의 경찰 조사를 국방장관 지명 이틀 뒤인 14일(현지 시간)에 확인했다. 헤그세스는 2017년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여성 연합이 주최한 회의에 연설자로 초청받았다. 그런데 행사 나흘 뒤 한 여성이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 헤그세스는 이 여성과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합의금 지급 뒤 사건이 종결됐다고 정치 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다만 헤그세스 측은 “합의에 의한 접촉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의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게이츠는 17세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 등으로 2년간 법무부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 없이 종결됐다. 법무부와 별개로 하원 윤리위원회는 해당 사건을 조사했고,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게이츠가 법무장관에 지명되고 의원직을 사임하며 이 역시 종결됐다. 게이츠는 공화당에서도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NBC 방송은 16일 “공화당 상원의원 52명 가운데 약 30명이 게이츠는 법무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부실 검증 배경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 경험한 ‘배신’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충성심이 아닌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추천받은 이들을 주요 고위직에 임명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정책들을 실행하지 못했다는 것. 그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엔 인사 검증보다 충성심과 당선인의 개인적 선호도가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그세스와 게이츠는 모두 인수위의 후보 리스트에 없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지명을 결정한 인물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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