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고위직을 임명하는데 걸린 시간이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때보다 5배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른바 ‘레드 스위프(red sweep·붉은색이 상징하는 공화당의 싹쓸이)’로 이전보다 인준 부담이 덜해진 상황에서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없이 측근들을 전광석화로 주요 고위직에 지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가 선거 승리 뒤 약 8일 만에 각료급 인사 12명을 임명해 최단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전환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아메리칸대 코고드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마칙 학장에 따르면 같은 수의 각료급 인사 지명에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약 40일이 걸렸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0일 이상 걸렸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내각을 꾸릴 때보다도 4배 정도 빠르게 인선을 단행하고 있는 것. 마칙 학장은 “트럼프는 기존 검증 절차를 모두 날려버리고 (인준 권한이 있는) 상원과 협의하지도 않은 채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전 대통령들은 확립된 심사 절차를 잘 따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 및 백악관 인선 기준으로 자신에 대한 충성심과 개인적 호감도를 중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즉흥적으로 부적절한 인사를 발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와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는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자’로 보건복지부 장관직과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2016년 첫 임기 때와 전혀 다르다”며 “자기 판단에 더 자신감을 갖고, 워싱턴 정가의 조언을 듣는 대신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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