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온다”…6시간 동안 20회 프로포폴 투약 中 여성 사망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1월 19일 04시 24분


ⓒ뉴시스
중국에서 불면증 치료를 목적으로 여자친구에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사망케 한 마취과 의사에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돼 공분이 일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쓰촨성 런서우현 인민법원은 이달 1일 쓰촨성 러산시에 있는 한 병원 마취과 의사 추씨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추씨는 지난 3월 여자친구인 첸에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한 호텔 객실 내에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6시간에 걸쳐 여자친구인 첸의 발목에 약 1300㎎의 프로포폴을 20회 이상 투여했다.

SCMP가 인용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추씨는 지난 2022년 여름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첸을 처음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자 첸은 2023년 9월부터 사건이 발생한 2024년 3월까지 자신의 불면증 치료를 목적으로 추씨에게 프로포폴 투약을 부탁했다.

그러던 지난 3월6일 첸을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첸의 몸에 6시간에 걸쳐 스무 차례 이상의 프로포폴을 주입한 추씨는 오전 6시께 홀로 호텔을 나섰고, 투약 후 남은 잔량 100㎎을 첸 홀로 투여할 수 있도록 프로포폴을 객실에 두고 외출했다. 이후 이날 오후 2시께 그가 호텔로 돌아왔을 때 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부검 결과 첸의 사인은 프로포폴 급성 중독으로 밝혀졌다.

이달 1일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자체를 자백·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피해자 유족에 보상,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실제로 그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자수했고, 피해자 유족들에게 40만 위안(약 7700만원)을 보상한 데 이어 유족들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용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결 이후 중국 상하이에 있는 프로포폴 제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익명의 직원 A씨의 게시글이 논란이 됐다.

A씨는 추씨의 사례에서 사용된 프로포폴 복용량은 적정치를 훨씬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허가된 프로포폴 처방·투약 용량은 전신 마취와 진정을 유도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 체중 kg당 1.5∼2.5mg이다. 지속적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 마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체중 kg당 4∼12mg/hr의 속도로 투여한다.

유지 용량은 원하는 진정 효과를 얻을 때까지 일반적으로 체중 kg당 1.5∼4.5mg/hr로 주사하지만 환자의 연령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이번 사례와 같이 1300㎎의 프로포폴 투약량은 표준치보다 훨씬 높다”며 “이와 같은 과도한 마취제 사용으로 인한 사망은 드문 일이 아니다. 약물 남용은 안전 문제 뿐만 아니라 중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공분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마취과 의사라는 사람이 마취제의 적절한 복용량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게 어떻게 과실일 수가 있나” “6시간동안 20번 이상 주사할 만큼의 프로포폴을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의문” “사람이 죽었는데 고작 2년 6개월 징역형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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