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6발을 발사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승인한 지 이틀 만이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오전 3시 25분경 우크라이나군이 6발의 에이태큼스로 브랸스크 지역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방공 시스템을 통해 6발 중 5발을 요격했으며, 1발은 손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또 미사일 잔해가 군사 시설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으나 빠르게 진압됐으며, 인명 피해를 비롯한 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RBC-우크라이나도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30㎞ 떨어진 러시아 브랸스크주 카라체프의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실제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기 위해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브랸스크 지역의 시설을 공격했고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미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인 에이태큼스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의 표적을 타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불허했지만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확인되며 전략 변경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18일 크렘린궁이 경고를 날린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은 새 ‘핵 교리(핵무기 사용 원칙)’를 공식 승인했다. 핵보유국인 미국이 비핵보유국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가 실제로 공격받는다면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