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매체 “서부-중부-동부 분할
푸틴, ‘나토가입-영토 포기’ 전제로
트럼프와 휴전 협정 논의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세 지역으로 나누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보도가 20일(현지 시간) 나왔다. 이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2045년까지 세계 군사·정치 상황을 예측하는 보고서를 최근 마련했고, 차기 미국 행정부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60만3550km²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서부, 중부, 동부의 세 지역으로 나누는 일종의 ‘우크라이나 해체’ 계획이 담겼다. ‘러시아 신영토’로 규정한 동부지역엔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크림반도와 현재 점령 중인 돈바스 등이 포함된다.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이 포함되는 중부지역은 ‘친(親)러시아 정부 관할지’로 삼아 러시아 군대를 주둔시킨다. 서부 ‘분쟁지’는 러시아와 인접국인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이 관리해 러시아와 서방의 ‘완충지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 문서에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정권 교체 등 극단적인 목표들이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일부 점령지를 포기하는 전제로 트럼프 당선인과 휴전 협정을 논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나토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어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크림반도는 물러설 수 없지만,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서는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가 현재 70∼80%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동부 4개 지역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나쁜 거래라도 했어야 했다”고 말했고, 이달 14일에도 “우크라이나는 종전을 위해 러시아 점령지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도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본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군사 지원을 끊는다면 우리는 이기기도 살아남기도 어렵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보다 강하기 때문에 그를 설득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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