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최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외교 결례를 범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비판했다.
21일 산케이·요미우리·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15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자신에게 인사하러 온 외국 정상들을 의자에 앉은 상태로 맞이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은 서 있었지만, 이시바 총리는 앉은 채 이들과 악수했다.
이를 두고 총리 관저 간부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외교 예절상 문제없다”며 “(회의) 개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직전 각국 정상이 서둘러 인사하러 오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외교 관례상) 원래 신임 총리(이시바)가 먼저 인사하고 다녀야 했는데 사무국에서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누리꾼들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일본의 리더로서 부끄럽지 않은 매너와 예의를 (지켜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의 개최 환영식에서 담소를 나누는 다른 정상들과 달리 휴대전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여러 정상은 양 손바닥을 포개는 등 환영식을 진지하게 지켜봤지만, 이시바 총리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이에 산케이신문은 “엄숙한 표정을 지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조적”이라고 평가하며 “외교상의 매너로서 위화감을 지적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 사망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다 교통 체증으로 정상회의 단체 사진 촬영에 불참하기도 했다. 후지모르 전 대통령 참배는 이시바 총리가 갑자기 원해서 추가된 일정이었다.
중일 정상회담에서의 모습도 논란이 됐다. 당시 이시바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 양손으로 악수했다. 외교 의례에서는 대등한 입장을 보이기 위해 쌍방이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거전에서 유권자와 악수할 때 버릇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8년을 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나 4년 넘게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에 비해 외교 경험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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