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절친(First Buddy)’으로 불리며 차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우주 산업 분야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유명한 앙숙으로 유명하다.
머스크 CEO는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베이조스가 ‘트럼프는 확실히 (대선에서) 패배할테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모두 팔아야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걸 오늘 마러라고에서 알게 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보란 듯이 고소하다는 표정의 이모티콘도 함께 썼다. 그러자 베이조스 창업자는 댓글로 “아니,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이후 머스크 CEO는 “글쎄, 그렇다면 정정하겠다”는 묘한 답글을 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두 사람의 ‘권력의 역학 관계’가 11월 5일(미 대선)을 기점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과 밀착을 과시하며 정치권은 물론 업계에서도 권력자가 됐음을 보여줬단 분석이다. 포브스 기준으로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3144억 달러(약 441조 원)에 이르며,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베이조스 창업자의 순자산은 현재 2147억 달러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민간 우주 산업 분야를 함께 개척하는 선두주자들이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설립했으며, 머스크 CEO도 2002년 ‘스페이스X’를 창립했다. 하지만 201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우주왕복선 발사대 임대 사업권을 스페이스X에게 주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에도 나사가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하자 블루오리진이 반발하며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베조스 창업자를 ‘모방꾼’이라 부르며 “준궤도 우주선도 만들지 못해놓고 방해 작전만 벌인다”고 비난했다.
머스크 CEO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과 달리 베이조스 창업자는 중립을 지켰다. 다만 미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그는 편집위원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문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막아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