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아니니까 안심?…푸틴, 탄두 주렁주렁 달린 신형 미사일 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2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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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다탄두 탄도미사일의 실전 사용은 처음”
푸틴 “美·유럽 최신 방공시스템도 요격 못해” 과시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실전 전투에 다탄두 각개목표 재진입체(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MIRV)가 사용된 것은 처음이다.”

2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을 날린 러시아의 공습 영상을 본 무기 전문가들은 미국 CNN 방송에 이같이 말했다. 이 영상에는 여러 개의 탄두가 목표물에 다른 각도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각 탄두를 대공 미사일로 격파해야 하는데, 이는 최고의 방공 시스템에도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무기를 최신 중거리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인 ‘오레시니크(Орешник)’라고 밝혔다. 오레시니크는 러시아어로 유럽 개암나무의 열매인 헤이즐넛을 말한다. 헤이즐넛 나무는 가지 끝에 여러 개의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어 수확할 때 열매가 우수수 떨어진다.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주장과 달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무기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사거리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ICBM과 큰 차이가 있다. 러시아 ICBM은 이론상 9900km까지 도달하지만 중거리미사일은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서 발사돼 목표를 타격하는 데 사용된다. 이에 단일 탄두 ICBM보다 화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모습. AP/Ukrainian Emergency Service 제공
하지만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으로 발사한 오레시니크는 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MIRV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지역에 동시다발 타격이 가능한 강력한 탄도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에 있는 최신 방공 시스템과 미국·유럽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라고 과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에 대해 “초속 2.5∼3km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며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재래식 탄두를 탑재했지만 이 무기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 당국자들은 CNN에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러시아 탄도미사일에는 여러 개의 탄두가 장착돼 있다”면서 “이러한 무기가 전쟁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오레시니크에 대해 “러시아의 ‘RS-26 루베즈’ 미사일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실험용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첫 사용”이라고 설명했다.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습 영상. Lachen Pyshe 텔레그램
CNN에 따르면 MIRV는 냉전 중에 한 번의 발사로 여러 개의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미국 ICBM인 ‘미니트맨 III’가 다탄두 장착 ICBM이다.

미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책임자인 톰 카라코는 CNN에 “이번에는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긴 했지만 MIRV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러시아의 핵 위협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긴장 상태에 있는 세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푸틴#미사일#ICBM#MI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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