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에 쏜 건 IRBM”… 핵탄두 여러 개 장착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3일 01시 40분


“美-英 제공 무기 사용 대응” 경고
‘개암나무’ 명칭처럼 다탄두 탑재
전문가 “치명적 무기 첫 실전 배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개암)’로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 지역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1기에 핵탄두 여러 개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체(MIRV)’ 탄도미사일로,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미사일이 실전에서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21일 우크라이나 군사 산업단지 시설에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탄도미사일 이름은 ‘오레시니크’라며 “초속 2.5∼3km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최신 무기”라고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론 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미 CNN방송은 오레시니크가 “MIRV의 최신 개량형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MIRV는 하나의 미사일에 탑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각 개별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방식이다. 오레시니크란 이름도 한 가지에 여러 열매가 달리는 개암의 모습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슨은 CNN에 “MIRV가 전투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실전에 배치된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무기”라며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개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공격 행동이 확대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공격에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19일 미국이 제공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20일 영국이 제공한 공대지 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 직후 X에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평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며 “푸틴은 평화 회복을 원하는 국제사회에 침을 뱉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다른 국가도 푸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푸틴의 행동이 용인될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동맹국들의 지원을 요청했다.

#푸틴#우크라이나#IRBM#핵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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