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모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군대 내 ‘워크(woke·깨어있음)’ 문화 척결을 공약해 온 당선인이 2기 행정부에서 대대적인 국방 개혁을 시도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4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트랜스젠더 군인을 퇴출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8월 서명한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의 군 복무 유지 여부는 국방부의 재량으로 남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 닷새 만에 이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신규 입대 금지는 물론 현재 복무 중인 약 1만5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도 의료상 부적합으로 강제 전역시키는 방안을 포함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강조한 국방정책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이는 군대 내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강조가 지나치다고 비판해 온 피트 헤그세스를 차기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것과도 연결된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트랜스젠더 군인을 겨냥해 “군 기강과 준비 태세를 약화하는 요소”라고 비난하며, 소수에 불과한 이들의 문제에 집중하는 국방 정책을 “트랜스젠더 광기(trans lunacy)”라고도 표현했다. DEI 기조에 반발하며 “약하고 여성화된 군 지도부”를 퇴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들은 이번 조치가 개인적인 고통은 물론 군 전반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랜스젠더인 미 해군 파울로 바티스타는 더타임스에 “(트랜스젠더 군인은) 하급 군인부터 고위 장교까지 다양한 직위에 분포해 있다”며 “우리가 빠지면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고, 이를 채우려면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추방 조치가 미군 전반의 심각한 병력 부족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소수자와 퇴역 미군을 대변하는 단체 ‘현대군사협회’ 측은 더타임스에 미군이 연간 4만1000명의 신규 모집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만5000명 이상의 군인을 갑작스럽게 제대시킨다면 행정적 부담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부대 결속력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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