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17개 지역에 7시간 공습
일부 전력-물 끊겨… 인명 피해 없어
트럼프 종전압박에 치열한 공방
美 “북한군 일부 사망” 첫 확인
26일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우크라이나에 퍼부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 공격용 드론 188대를 날렸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테르노필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기는 등 우크라이나 측의 피해가 상당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 “빠른 종전”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양측 모두에 “현재 점령한 영토에서 새 국경선을 긋자”고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17개 지역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중 76대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으나 96대는 놓쳤다. 방공망을 피한 드론의 공격이 집중된 테르노필에서는 상당수 전력망이 손상을 입어 약 70%가 정전을 겪고 있다. 주 당국은 “주요 기반시설이 타격을 입어 장기간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키이우에서는 밤사이 공습 경보가 7시간 이상 지속되고 주거용 건물이 드론 잔해에 맞아 일부 손상됐다. 다만 이날 공격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이 23, 25일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최근 양측이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의 군사시설과 비행장을 겨냥해 에이태큼스를 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19일에도 이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 20일에는 영국산 ‘스톰섀도’ 또한 사용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6일 쿠르스크주 일대에 파병된 북한군 중 일부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서구 언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을 통해 북한군의 사상 소식이 알려지긴 했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가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익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피해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싸우는 보병이 아니라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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