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선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현재 발표된 15명의 각료(장관) 지명자 중 유색인종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현지 시간)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새 내각 장관 목록을 살펴보면 흑인인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각료 지명자와 히스패닉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장관 지명자 등 3명이 비(非)백인이다.
이는 전체 각료 지명자 15명 중 20%로, 트럼프 1기 당시 내각의 유색인종 비율(16%)과 비슷하다. 이번에 유색 인종 인사를 기용한 주택·도시개발부와 노동부 장관직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도 흑인과 히스패닉 인사를 기용했던 자리다.
그러나 약 40%에 이르는 미국 내 유색 인종 인구 비율에는 크게 못 미친다. 각료의 거의 절반이 유색인종인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가운데 동양계는 한 명도 없다. 각료급은 아니지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副)보좌관으로 지명된 중국계 알렉스 웡이 다음 내각의 동양계 고위직 인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과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층에서 선전했지만,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면면은 워싱턴 권력을 백인들이 장악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AP통신은 백악관 주요 직까지 포함한 이번 트럼프 2기 고위직 지명자 20명 중 약 3분의 1인 7명이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과 같이 다양성 면에서 역사적인 선례를 남길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스는 연방 의원이나 내각 고위직 경험도 없이 트럼프 2기를 이끌게 됐다.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오 지명자는 인준될 경우 첫 히스패닉 국무장관이 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의 경우 공화당 출신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각료가 될지 주목된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정부 인사 중 가장 고위직에 오르는 것이기도 하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과 정부의 ‘다양성, 포용성’ 기조에 맞서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그의 내각 구성과 고위직 지명에는 장벽을 허무는 인선들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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