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북 키맨(key man·핵심인사)’으로 꼽히는 앨릭스 웡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지명자가 과거 대북협상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지도부엔 일관된 외교 전략이 없다. 그것이 평양의 비밀”이라 평가했던 글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2018년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웡 지명자는 ‘트럼프 1기 북핵팀’ 가운데 현재까지 유일하게 차기 행정부에 합류가 결정된 인사.
웡 지명자는 2021년 4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안보전문매체 ‘리얼클리어디펜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극도로 우유부단하다”고 평가했다. 웡 지명자는 “많이들 김 위원장이 (대화 시도와 도발이란) 모순적 행동으로 세계를 가지고 논다고 하지만, 이는 의도된 행동이 아닐 것”이라며 “그는 심각할 정도로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웡 지명자는 “북한과 협상하며 깨달은 바로는 평양엔 외교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구조 아래 북한의 의사결정이 질서정연할 것이라 생각하지 쉽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고 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내놓는 메시지에 대해 “수사적 기교뿐, 일관된 전략이 없다”며 “북한의 행동과 발언을 과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들이 북한 최고위층의 극심한 보신주의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참모진이 정직한 선택지와 대안을 보고하지 않는 탓에 김 위원장은 일관성 없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혼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내부의 ‘알력 다툼’도 직접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웡 지명자는 2018년 실무 협상을 위해 평양 고려호텔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났을 때 “그는 미 협상단 앞에서 경쟁 부처를 공개적으로 깎아내렸다”고 전했다. 식사 도중 그에게 다른 북한 정부 관계자가 접근해 경멸 섞인 어조로 약점을 캐내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 측의 무심한 행동에 놀랐으나, 독재자 밑에서 극도로 무력할 수밖에 없는 북한 관료제의 비효율성이 드러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웡 지명자는 이런 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외교 당국 등 관료조직을 우회해 김 위원장의 ‘이너서클(inner circle·핵심 측근)’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 정부와 당 조직은 지나친 경쟁에 휘말려 협력이 사라지고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 외교 당국과 협상이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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