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5월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에 앞서 지난달 30일 경유지인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지도자의 미국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6박 7일 일정으로 수교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 순방길에 오른 라이 총통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경유 목적이긴 하지만, 라이 총통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인 하와이에 찾아간 것이다.
이날 공항에는 잉그리드 라슨 미국재대만협회(AIT) 전무이사가 나와 라이 총통을 영접했으며, 활주로에 레드카펫이 깔리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라이 총통은 순방길에 오르기 전 연설에서 “대만이 세계 번영과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라는 걸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압박으로 국제 무대에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대만에서 최고지도자의 미국 경유는 중요한 외교 무대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은 재임 시절에 하와이는 물론 샌프란시코나 뉴욕 등 미 주요 도시들을 경유하며 미국 측과 교류를 이어왔다. 중국 외교부는 1일 별도의 대변인 입장문을 내고 “라이칭더의 하와이 경유를 허락한 미 정부에 엄중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단호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입장문에서 미 행정부가 라이 총통 순방 전날인 지난달 29일 대만에 3억850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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