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텔, 기득권 관료집단 청산론 선봉
트럼프, 佛대사엔 사돈 쿠슈너 지명
이방카 시아버지… 1기 때 사면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연방수사국(FBI) 차기 국장으로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지명하며 ‘충성파 2기 라인’ 인선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현재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의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이른바 ‘딥스테이트(deep state·기득권 관료집단) 청산론’의 선봉장 격인 파텔을 후임으로 지명한 것이다. 이를 두고 FBI에 대한 대규모 개편 의사를 밝힌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파텔은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한 이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초강경파’다. 2016년 대선 당시 FBI가 트럼프 캠프를 부당하게 감시했다고 주장하는 등 각종 의혹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도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파텔이 “뛰어난 변호사이자 수사관, 미국 우선주의 투사”라며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사기극’을 폭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 과정에서 FBI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수사한 것에 대해 당시 하원 정보위원장 데빈 누네스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파텔이 맹공한 것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텔은 트럼프 1기 내내 승승장구했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NSC 대테러국 수석국장, 국가정보국(DNI) 국장 선임고문,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 각종 정보당국 요직을 역임했다. 2019년 찰스 커퍼먼 당시 NSC 부보좌관은 파텔이 트럼프 1기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파’로 찍은 인사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에 나서는 “정치적 사형 집행인 역할을 맡을 뻔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당선인이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FBI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하자 파텔은 FBI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한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첫날 FBI 워싱턴 본부 건물을 폐쇄하고, 본부 인력을 5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가 낙마한 뒤 파텔이 FBI 국장으로 유력하게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같은 날 자신이 2020년 12월 사면했던 사돈 찰스 쿠슈너(70)를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쿠슈너는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결혼한 재러드 쿠슈너의 부친이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한 뒤 친인척에게 공식적으로 제안한 첫 번째 행정부 직책”이라고 보도했다. 찰스 쿠슈너는 지난해 트럼프 지지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2세로 뉴저지 출신인 쿠슈너는 부동산 개발업으로 성공했지만, 탈세와 불법 선거자금 제공, 증인 매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04년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매형을 함정에 빠뜨리려 숙박업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미리 매수한 매춘부와 성관계를 갖도록 하는 ‘막장극’으로 강한 비판을 받았다. 유대계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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