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각 렌즈로 촬영된 사진은 때때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보여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29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추수감사절 만찬을 함께 했다. 트뤼도 총리의 마로라고 방문은 일정에 없던 깜짝 방문이었다. 삼엄한 경호 아래 이뤄지는 국가 정상 만찬과 달리 이날 만찬장엔 다른 마러라고 리조트 회원들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데이브 매코믹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당선인이 X(구 트위터)에 올린 기념사진 속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트뤼도 총리를 비롯한 미국의 불법 이민 관련 핵심 장관들이 함께 배석해 있었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트럼프 당선인 뒤에 한 소년이 보인다. 소년의 눈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굳어 있는 어른들 모습이 이상했나 보다.‘포즈는 이렇게 취하는 거지!’ 소년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누리꾼들이 매의 눈으로 사진 속에서 이 소년을 포착했다. 본의아니게 화젯거리가 된 소년은 사진 속 진정한 주인공이 됐다. 아직 소년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사진을 다시 보자.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지명자 사이에 앉을 공간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트뤼도 총리의 원래 자리는 앞줄 왼쪽에 앉은 케이티 텔퍼드 캐나다 총리 비서실장 옆이었을 것이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 등을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예고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트뤼도 총리는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된 날 바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캐나다의 불법 이민 차단 노력을 설명했다.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약 2200km를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트뤼도 총리는 다음날 X를 통해 “어젯밤 저녁 식사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 다시 함께 일할 날을 기대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망원 렌즈로 트럼프 당선인과 오붓하게 둘만 나온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로써 트뤼도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 중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먼저 만나게 됐다. 트뤼도 총리는 목표를 이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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