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퍼스트 버디’ 머스크에 어떻게 줄서나…기업들 고심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2월 2일 09시 59분


“머스크, 워싱턴 로비스트이면서 로비를 당하는 이중 역할”
통상적인 방법 없어 X 통하고, 머스크도 X 적극 활용

ⓒ뉴시스
지난해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워싱턴에서 대 정부 로비업무를 당담하는 부서를 대폭 축소해 로비계를 지칭하는 ‘K 스트리트’ 요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는 머스크로서는 다른 많은 기업기술 CEO들과 달리 로비스트, 홍보 담당자, 정치 컨설턴트 등에 의해 의존하기 보다 자신이 가장 잘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스로 연방통신위원회의 규제 담당자, 의회 의원, 그리고 지금은 대통령 당선인이 된 트럼프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했다.

사업가들은 ‘하룻밤 사이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운 과제를 안겨주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우주의 중심’으로 떠오른 머스크의 부상은 로비스트들 사이에서 ‘퍼스트 버드(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호감을 사려는 경쟁을 촉발했다.

하지만 정치 및 홍보팀에 대한 그의 파격적인 조치 때문에 기업들은 소통의 통로를 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년 동안 테슬라에서 로비팀을 줄이고, 커뮤니케이션 직원을 해고했을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의 임원들에게는 언론과 교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금 머스크와 가까운 사람들은 전국의 CEO, 로비이스트, 컨설턴트들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폭격당하는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들은 트럼프가 선거 이후 3주 동안 마라 라 고에서 바로 옆에 있는 머스크의 새로운 지위를 확인한 뒤 그에게 다가가 마음을 돌리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익 단체인 ‘회전문 프로젝트’의 대표 이사인 제프 하우저는 “머스크는 자신이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밖에서 활동해 워싱턴 관리나 임원 중 일부에게 ‘더 큰 인물’로 여겨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본질적으로 이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한편 자신도 영향력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연방 정부 지출 삭감을 권고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으면서 각료 임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직 머스크 직원과 컨설턴트들은 자신들이 받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 대부분이 “머스크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 통했던 통상적인 방법이 없어 많은 노력이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머스크는 DOGE의 활동에 대한 밈을 게시하고 직원을 모집하는 것 외에도 X를 이용한 인플루언서의 추천과 의견을 리포스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그는 연방 채용 절차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하다”고 묘사한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직원의 게시물에 호응했다.

머스크는 7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유세에서 암살 시도를 겪은 후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다소 늦은지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는 재빠르게 움직여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한 노력에 1억 1억 90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그는 이전에 조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고, 양당 후보에게 기부를 했던 머스크로서는 정치적 전환을 의미했다.

머스크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통령이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하자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전통적인 로비 활동에 들이는 비용은 지난해 스페이스X는 287만 달러, 테슬라는 113만 달러였다. 메타(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이 연간 약 2000만 달러를 정기적으로 지출한 것에 비해 적다.

WP는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점점 더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회장 겸 CEO인 하워드 루트닉을 재무장관으로 밀었으나 상무장관으로 가고, 재무장관에는 헤지 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가 임명된 것이 한 예다.

그가 법무장관으로 추천한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는 성추문 스캔들 등으로 낙마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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