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의 요직에 지명된 주요 인물들이 최근 급상승한 유명세를 활용해 정치적 견해나 개인 브랜드, 심지어 제품 홍보에까지 나서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역시 대선 과정에서 대규모 ‘사법리스크’에 따르는 비용을 조달하느라 50만 원짜리 황금 운동화 등 각종 고가의 ‘정치 굿즈’를 출시했는데, 대선 승리 이후에는 정치적 영향력과 개인 브랜드를 혼합하려는 모습이 그의 측근들에게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인물들은 개인적 이득을 노골적으로 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는 임명되기 몇 주 전 자신의 틱톡 계정에 가정용 복싱 게임인 29.99달러짜리 ‘복스볼른’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에는 그의 아내 셰릴 하인즈가 욕실에서 맨몸으로 샤워하는 케네디 주니어를 배경으로 자신이 창업한 화장품회사의 제품의 할인 행사를 홍보해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틱톡 팔로워가 1백 만 명이 넘는 메흐멧 오즈 보험청장 지명자는 아예 자신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페이지에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미국 건강식품 판매 사이트 ‘아이허브’의 주요 제품 판매 링크를 걸어놨다.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은 개인맞춤형 영상 플랫폼인 카메오에서 최소 500달러부터 시작하는 영상 메시지를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이 기념일 축하, 응원 등 요구사항을 보내면 약 1분 30초 분량의 영상을 찍어주는 식이다.
많은 이들은 직접 금전적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는 개인 브랜드 홍보에도 거침없이 나서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인사과 주요 결정 사항을 발표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역시 본인이 소유한 미디어 회사의 플랫폼이다.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라마스와미는 연방정부 지출 삭감에 관련된 계획을 공식 채널이 아닌 팟캐스트 ‘도지캐스트’를 통해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미국에서도 연방정부 공무원은 공직을 이용해 물건 판매 등을 홍보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의 주요 인물들은 아직 공식 취임 전인 데다 요직 지명을 전후로 유명세가 급등하고 있다는 틈새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 전문가인 세튼홀대학교 제스 라우크버그 조교수는 “전통적인 공인들이 신뢰와 명성을 얻으려 ‘디지털 창작자’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정치인과 콘텐츠 창작자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앞으로도 정당을 가리지 않고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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