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법 총기 소지와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을 전격 사면하자, 미 공화당은 바이든을 ‘거짓말쟁이’로 낙인찍었다고 BBC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면을 놓고 “사법의 남용과 오류”라고 규정한 후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친(親)트럼프 성향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이날 사면에 대해 “조 바이든이 (차남)헌터가 범죄자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을 “끝까지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라고 불렀다.
미 하원 감독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공화당 하원의원은 조 바이든이 가족의 “부패한 영향력 행사 활동”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고, 바이든 부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사면이 잘못됐으며 “미국 국민에게 두 계층의 사법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을 사면하기로 한 결정으로 민주당 인사들은 입장이 갈리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일부는 헌터 바이든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고 불공평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는 듯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현직 대통령의 일가에게 특별 대우를 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선례를 만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X(옛 트위터)에 “아버지로서 나는 바이든이 아들을 사면하여 돕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바람을 이해하지만, 그가 국가보다 가족을 우선시한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이는 후대 대통령이 남용할 수 있는 나쁜 선례이며, 안타깝게도 그의 평판을 훼손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에릭 홀더 전 미 법무장관은 “근본적인 사실을 감안할 때 미국 법무장관은 이 사건을 기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더 전 장관은 X에 “그의 이름이 조 스미스였다면 그 결정은 근본적으로 그리고 더 공정하게 거부됐을 것”이라며 “사면이 필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성명을 내 “오늘 내 아들 헌터에 대한 사면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의 혐의는 정치적 반대자들이 날 공격하고 선거에 반대하도록 선동한 뒤 이뤄졌다”며 “사실 관계를 살펴본 합리적 사람이라면 단지 내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죄됐다는 결론밖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부당하게 심한 대우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잘못됐다. 끊임없는 공격과 선별적 기소에도 불구하고 5년 반 동안 금주해 온 헌터를 무너뜨리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난 사법 시스템을 믿지만, 날것의 정치가 이 과정을 오염시켜 정의를 해쳤다고 생각한다”며 “아버지이자 대통령으로서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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