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 왔던 러시아가 시리아 주둔군 사령관을 경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0년 이후 정부군이 우세를 보이며 소강상태를 이어왔던 ‘시리아 내전’은 최근 반군이 역습에 나서며 격화하고 있다. 반군은 지난달 30일 북서부 제2의 도시인 알레포 대부분 지역을 점령한 후 중부로 진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명 러시아 군사 블로거 라이바르와 보에니 오스베도미텔은 러시아군 소속 세르게이 키셀 시리아 주둔군 사령관이 최근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반군은 나흘 만에 알레포 탈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정부군이 알레포를 뺏긴 것은 8년 만이다.
2011년 3월에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반군이 2012년 알레포를 점령해 거점으로 삼으며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5년 러시아의 대규모 지원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다. 반군은 2016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연합 공격으로 알레포에서 물러났다.
군사 블로거들은 키셀 사령관이 알레포를 빼앗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세는 반군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이 주도하고 있다. HTS는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다고 보고 HTS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그간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가담하는 등 정부군을 도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200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향한 제재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국제무대에서도 시리아 정부의 편을 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러시아의 지원이 약화되자 반군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군사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아사드 정권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세 전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아마겟돈 장군’이라고 불리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전 합동군 총사령관을 시리아에 급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로비킨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비인도적인 공격으로 유명하다. 2017년 러시아군을 이끌고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그는 민간인 거주지에서 무차별 폭격을 가해 전쟁 범죄 논란이 일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수세에 몰리자 ‘초강경 매파’로 분류되는 수로비킨을 합동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전세를 뒤집지 못하자 수로비킨은 3개월 만에 교체됐고, 이어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무장반란 연루 의혹을 받다 좌천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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