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 제3국에서 만든 반도체 장비 또한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안을 빠르면 2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규정을 적용받을 동맹국이 한국 대만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네덜란드와 일본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네덜란드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도쿄일렉트론 또한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로 꼽힌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규제에서 나우라테크놀로지그룹, 피오테크, 시캐리어 등 중국 주요 반도체 장비회사 20여 개, 반도체 전문 투자회사 2개, 반도체 생산설비 제조업체 100여개 등도 제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에 미국 기업이나 동맹국 기업이 관련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규제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부품으로 여겨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최첨단 반도체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HBM 생산 비중이 높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해당 규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HBM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 또한 규제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대응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올 8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포함해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또한 미국의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 만든 HBM 물량을 대거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 후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화웨이를 강하게 제재했다.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미국과 동맹국의 기밀 정보를 중국공산당에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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