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0일(미국 대통령 취임일) 이전에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에서 반인륜적인 행위를 저지른 책임자들은 지옥 같은 대가(hell to pay)를 치르게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들을 억류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 2일 공개 경고를 날렸다. 지난달 30일 하마스가 이스라엘계 미국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20)의 영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이다. 알렉산더는 해당 영상에서 “420일 이상 포로로 잡혀 있었다”며 속히 자신을 구출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중동에서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으로 억류돼 있는 인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말뿐이고 행동은 없다”며 “인질들을 당장 석방하라”고 밝혔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발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중재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이 취임하면 상황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그가 집권 1기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처럼 하마스를 대상으로도 ‘매드맨(Madman·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하마스를 위협한 후 인질 석방 같은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 한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힘을 이용해 하마스를 처벌할 수 있다고 거론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그가 집권 2기 중동 정책을 공격적으로 다룰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도 조만간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를 방문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27일부터 60일 간의 휴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여전히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남부 도브 산 일대에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인프라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서로가 “먼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