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외딴 숲에서 밤마다 기이한 귀신 소리가 흘러나와 인근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알고 보니 폐우물에 3일 동안 갇혀 있었던 중국인 남성이 낸 구조 요청 소리였다.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태국의 유니버설 데일리 뉴스를 인용해 태국-미얀마 국경 근처인 타크 주 나콘매솟 지방 경찰이 인근 숲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마을 주민들의 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조사를 위해 숲으로 들어간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울음소리의 정체를 향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을 따라가던 중, 그들은 숲속 12m 깊이의 마른 우물 바닥에 갇힌 중국인 한 명을 발견했다.
구조 작업은 30분간 진행됐다. 발견 당시 온몸에 멍이 들었던 남성은 왼쪽 손목이 골절되고 뇌진탕 증상을 보이는 등 위급한 상태였다.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통역을 통해 이름이 류 촨이(22)로 확인된 이 남자는 3일 동안 우물에 갇혀 음식이나 물 없이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체력을 아끼고자 1시간에 한 번씩만 도움을 요청했다.
인근 주민들은 3일 전부터 숲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특히 밤이 되면 소리가 더 크고 강렬해졌다.
그들은 이 소리를 유령 소리로 착각해 날이 어두워진 후에는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고, 감히 숲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구조대는 류 씨가 숲에서 길을 잃고 실수로 우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가 태국-미얀마 국경에 있는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당국은 그가 어떻게 그 지역에 오게 되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우물의 입구를 덮개로 막았다.
이 사건이 중국 언론에 보도된 후 중국 누리꾼들은 “지역 주민들은 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들렸을 것”, “그의 힘과 체력에 찬사를 보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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