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고문에 ‘매파’ 나바로… “對美흑자 한국 관세 높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6일 03시 00분


對中무역전쟁 이끈 관세 신봉론자… ‘프로젝트 2025’ 무역정책분야 집필
한국 지목 “무역수지 균형 맞춰야”
1기때 한미FTA 개정 협상 주도
“나바로가 만든 불공정무역 도표… 한국에 가장 많은 체크 표시”

피터 나바로
피터 나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차기 백악관 무역·제조업 수석 고문으로 지명했다. 나바로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지휘했던 인사다. 또 미중 무역전쟁을 이끈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 제조업과 관세, 무역 의제를 진두 지휘하며 미국의 이익 추구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중소기업청장으로 켈리 레플러 전 상원의원(공화당·조지아주), 국세청장으로 빌리 롱 전 하원의원(공화당·미주리주)을 지명했다. ‘국가 최고 증권 경찰’로 불리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엔 친가상화폐 성향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 충성파 ‘미국 우선주의’ 수호자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1기 행정부에서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Buy American, Hire American)’이란 나의 신성한 규칙을 나바로만큼 효과적이고 끈기 있게 지킨 사람은 없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불공정한 무역협정 재협상에 도움을 줬다”고 지명 배경을 소개했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낸 나바로 지명자는 대표적인 ‘관세 신봉자’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나바로 지명자가 2011년 집필한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 심취해 1기 행정부에 그를 기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에서 “중국과의 경제교역은 핵 공격만큼 위협적”이라며 중국의 환율 조작 및 수출 보조금을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과 첨단 기술 탈취 등을 직격했다.

나바로 지명자는 1기 행정부 당시 한국에도 맹공을 펼쳤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나바로 지명자는 당시 트럼프 당선인 책상에 한미 FTA 탈퇴 서한 초안을 올려놓는 등 한미 FTA 재협상에 앞서 탈퇴부터 요구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나바로가 만든 불공정 무역 국가 도표에서 한국은 가장 많은 체크 표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청사진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2025’에서도 무역정책 분야를 집필했다. 나바로 지명자는 한국 등 대미 무역흑자국을 지목하며 “상호관세 등을 부과해 무역수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나바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 주도권을 놓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충성파인 그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된 특위 출석 및 서류 제출 요구를 거부해 의회 모독 혐의로 올해 4개월간 수감됐다. 7월 석방된 나바로 지명자는 곧장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트럼프 지지 연설을 했다.

● 중소기업청장에 ‘충성파’, ‘고액 기부자’인 레플러 지명

트럼프 당선인이 중소기업청장으로 지명한 켈리 레플러 지명자는 최근 당선인이 인수를 논의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인물이다. 또 그는 2020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를 무조건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혀온 충성파다. 이번 대선에선 공화당에 총 4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장에 지명된 롱 지명자는 30여 년간 전문 경매인이자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2011년 정계에 입문해 2023년까지 6선 의원을 지냈다. NYT는 “현 국세청장 임기가 2027년까지인데도 새 청장을 발표해 사실상 해고를 선언했다”고 분석했다.

SEC 위원장에 지명된 앳킨스 전 SEC 위원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 완화를 강하게 주장해 온 인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피터 나바로#프로젝트 202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