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이나 다른 침략 가능성 없어야”
트럼프 ‘당선인’ 향해 “결단력 있는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담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뒤 처음으로 이뤄진 만남은 프랑스 수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을 계기로 성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3자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평화와 강력한 안전보장 보장”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평화를 원한다”며 “그러나 평화는 우리 모두에게 공정한 것이며 러시아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혹은 다른 침략자가 다시는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회담을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엘리제궁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마크롱 대통령과 훌륭하고 생산적인 3자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결단력 있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중요한 회의를 준비해 주신 마크롱 대통령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우리는 모두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정당한 방식으로 끝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 전황, 정의로운 평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계속 함께 일하고 계속 연락하기로 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점은 취임까지 45일 남은 트럼프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칭했다는 점이다.
AF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회동에 앞서 “지금 세상이 약간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4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당시 당신은 대통령이었고 저는 (당신의) 연대와 즉각적인 반응을 기억한다”면서 “프랑스 국민은 당신을 환영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환영했다.
또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5분가량 늦게 도착해 회동에 합류했다. 세 정상은 30분 남짓 대화를 나눴다.
미국 유권자가 새 백악관 주인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낙점하면서 현재 세계에는 유럽 안보 지형에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측이 팽배한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고립주의로 회귀를 공언해 왔다.
동맹을 철저히 손익 기반으로 평가하는 그는 재임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주요 동맹에 ‘무임승차론’을 주장, 방위비 인상 등 기여분 확대를 요구해 왔다. 나토 회원국 탈퇴를 거론한 전력도 있다.
특히 이번 대선 기간에는 나토 회원국의 지출이 충분하지 않으면 푸틴 대통령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해 우려를 자아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키스 켈로그 전 미국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행보에 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과 차기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미국을 찾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한 시간가량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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