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진압은 환자를 살리려는 외과 수술이다. 그 과정에서 의사가 손에 피를 묻힐 수도 있다.”
2000년 집권 후 내내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했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59·사진)이 2011년 발발한 내전 초기 한 발언이다. 그는 1965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4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다마스쿠스대에서 의학을 전공했고 1992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안과의사 자격증을 얻었다.
1994년 부친의 후계자로 내정됐던 형 바시르가 차 사고로 급사하면서 후계자 수업에 돌입했다. 2000년 부친이 숨지자 35세에 권좌에 올랐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집권 초에는 일부 정치범을 석방하고 국영기업 민영화 등을 실시하는 등 개혁 정책을 잠시 실시했다. ‘아랍의 봄’으로 중동 전체에 민주화 열기가 높던 2011년 3월 남부 다라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아랍의 봄’ 시위대의 구호를 흉내 내 낙서를 하다 구속됐다. 이를 계기로 시리아 전역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아사드 대통령이 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미성년자 등에게도 전기 고문을 가하자 시위대는 더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길고 긴 내전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2013년 반군 장악 지역에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 공격을 자행해 ‘중동의 도살자’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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