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부상하자 한 때 각을 세웠던 빅테크 수장들이 머스크 ‘마음 얻기’에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마러라고(플로리다주 저택)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만찬장에서 트럼프 당선인 바로 옆 자리에 앉으면서 ‘최측근’의 위상을 전 세계에 확인시켰다. 이날은 머스크와 여러 차례 설전을 벌여온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참석했다.
앞서 2012년 머스크는 메타의 페이스북에 대해 “사생활 침해의 온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메타가 엑스(X)를 겨냥해 짧은 글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출시하자 둘은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머스크가 보는 앞에서 카메라가 장착된 메타의 선글라스를 시연하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메타는 이날 저커버그가 트럼프와 면담 후 “미국의 기술 혁신을 위해 중요한 순간이었다”며 “저커버그는 당선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성명까지 냈다. 앞서 메타는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했다가 올해 7월 공정한 대선을 원한다며 차단을 해제한 바 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도 한 때 오픈AI 공동 창업자였던 머스크와 소송전에 나서는 등 적대적 관계였다. 하지만 4일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행사에서 ‘머스크가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이용해 오픈AI에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머스크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또 소송 등 머스크와 갈등 관계에 놓인 것에 대해 “대단히 슬프다”며 “나는 머스크와 함께 자랐고, 그는 내게 엄청난 영웅과 같았다”며 머스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머스크의 정적 중 하나로 ‘세계 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 온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지난달 21일 머스크가 엑스(X) 계정에 올린 글에서 베이조스를 겨냥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진다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파는 게 좋겠다’고 베이조스가 말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글을 올리자 “아니다.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와도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에 입김을 행사해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사설을 막아 트럼프를 간접지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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