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년 경제정책회의’
美와 무역전쟁… 불확실성 더 커져
‘느슨한 통화정책’ 14년만에 언급
내년 GDP 5% 증가 목표 정할듯
내년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11일부터 개최된다. 중국은 이 회의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올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對)중 규제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내년에도 GDP 5% 증가 목표”
해마다 12월 비공개로 열리는 이 회의는 이듬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 포함 정부부채 규모나 통화정책 등 거시 경제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은 내년 3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개된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도 올해 GDP 증가율 목표치(5% 안팎)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월부터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고용 및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GDP 증가율 목표치 역시 ‘5% 안팎’으로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베이징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 국제경제기구 수장들과 중국이 개최한 ‘1+10 대화’에 참석해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고 앞으로도 세계 최대의 경제성장 엔진의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적당히 느슨한’ 통화정책 예고
하지만 중국이 처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가 들어서면 관세·무역 전쟁이 첨예해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사들도 내년 중국 GDP 증가율을 4∼4.5%로 낮추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중앙정치국은 시 주석 주재로 열린 9일 회의에서 “적극적 재정정책을 시행하고 ‘적당히 느슨한(適度寬鬆·moderately loose) 통화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적당히 느슨한’이란 표현을 쓴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정책의 대응성과 유연성을 높여 통화 및 신용대출 규모를 합리적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이 수년간 유지해 온 GDP 대비 재정적자율 목표인 3%를 3.5∼3.8%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내년 1월 춘제(중국 설) 연휴 전에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펑파이신문은 “내년 상반기 대출우대금리(LPR)가 0.5%포인트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베이징은 최근 많은 걸 약속했지만 항상 기대에 못 미쳤다”며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공급망 혁신과 업그레이드보다 소비 촉진이 내년 중국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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