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인 킴벌리 길포일을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첫째 딸 사돈을 주프랑스 미국대사, 둘째 딸 사돈을 아랍·중동 문제 담당 고문에 임명한 데 이어 세 번째로 가족을 공직에 앉혀 ‘네포티즘(Nepotism·친족 중용주의)’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트루스소셜에서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검사였던 길포일은 12년 동안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했다. 2001년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결혼해 2006년 이혼했으며, 트럼프 주니어와 2020년 약혼했다. 2018년부터 트럼프 당선자를 위해 일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펼쳤다. 선거 승리 당일에도 ‘트럼프 패밀리’와 함께 무대에 오르며 사실상 가족으로 대우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랜 친구인 부동산 투자운용사 콜로니 캐피털의 톰 배럭 회장을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로 지명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비공식 고문을 맡아 모금을 주도했고, 첫 임기 때 취임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최측근이다.
레바논계 미국인인 배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는 혐의로 2022년 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무죄 판결을 받자 트럼프 당선인은 “올바른 결정을 내린 배심원들의 용기와 이해심에 존경을 표한다”고 그를 두둔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방면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마가(MAGA)’는 19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촛불 만찬’을 주최한다. 입장료는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3000만 원)로, 트럼프 당선인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다. 당선인이 직접 기금을 모금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WP는 “마가 측은 이번 행사의 목적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겨냥해 “위대한 캐나다 주(州)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며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 및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쓰기도 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히자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트뤼도 총리와 만났을 때도 “캐나다는 미국의 51번 째 주가 되라”고 말했다. 타국 정상에게 큰 외교 결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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