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역 협상 전문가이자 2년 넘게 관세 행정을 총괄해 온 위젠화(俞建華·63·사진) 해관총서장이 10일 갑작스럽게 숨졌다. 소셜미디어에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11일 공식 발표 전부터 위 서장이 부패 관련 조사를 받던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 해관총서는 이날 밤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위젠화 동지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해관총서 측은 위 서장의 구체적인 사인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위 서장은 30년 넘게 중국 상무부에 몸담았던 무역 협상 전문가다. 2001년 상무부에 입부한 그는 2017년 상무부 부부장으로 승진해 주유엔 특명전권대사에 임명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19년에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 국제 무역 협상을 담당했다. 당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자 기존에 무역 정책을 다뤄 본 전문가를 다시 데려와 관료들의 경험 격차를 줄이려고 했던 조치”라고 전했다.
한편 소셜미디어 X 등에서는 해관총서의 발표 전부터 위 서장의 자살 소문이 발 빠르게 퍼졌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차이선쿤(蔡愼坤)은 11일 오후 X에 “위 서장이 어젯밤 집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숨지기 전날인 9일에는 부정부패 및 위법 행위 등을 조사 감찰하는 준정부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만났다”고 주장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공산당은 4월부터 3개월 동안 해관총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중앙기율검사위도 9월 24일 쑨윈닝(孫雲寧) 해관총서 부주임이 심각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는 “위 서장은 10일에도 베이징에서 지린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다”며 “관련 기사가 현재 온라인에서 삭제됐다는 건 그의 신변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줄곧 고위 관료에 대한 부패 수사인 ‘호랑이 사냥’을 벌여 왔으며, 최근 그 강도가 더 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당적 제명 처분을 받은 고위 관료(차관급 이상)는 모두 57명으로 2013년 시 주석 집권 이래로 가장 많았다. 처벌받은 고위 관료 수는 2020년 20명 이후 해마다 증가했고, 지난해 45명에 이어 올해는 5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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