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이후]
“자기 야망으로 남편 정치 가린 인물
한국인들, 아내 보호용 계엄 의심”
“한국인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그들의 ‘레이디 맥베스’를 비난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가운데 영국 더타임스가 16일(현지 시간)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지목했다.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하며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을 ‘마키아벨리식’(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많은 한국인은 계엄이라는 재앙적 조치가 부분적으로는 아내를 수사 및 기소 가능성에서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며 김 여사의 학력 위조,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나열했다. 또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평범한 한국인과는 상당히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의 주요 의제를 자신의 야망과 뚜렷한 취향, 강한 의견 등으로 가려 버린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 여사가 남성 기자의 손금을 보면서 윙크하는 영상, 윤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인에게 “그들을 모두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복수를 예고한 발언 등도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중세 시절 스코틀랜드 귀족이었던 남편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자 남편을 부추겨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하도록 결심하게 한 장본인이다.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놨지만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더타임스는 김 여사를 다른 인물에도 빗댔다. 그가 사치스러운 생활로 프랑스 대혁명 당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많은 성형 수술로 흑인이지만 백인처럼 보였던 팝가수 마이클 잭슨 등에도 비유됐다고 적었다. 부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충성심 또한 상당하다며 가수 안치환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 부인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이 격노했었다고 전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의 일부는 성 역할에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부유하고, 직설적이며, 자녀가 없는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근엄하고 소박한 검사 출신 남편에게 필요한 화려함을 부여하는 등 남편의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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