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벗고 양복 입은 시리아 반군수장 “정상국가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7일 13시 37분


시리아 국영 통신 SANA가 제공한 사진에 평상복 차림의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오른쪽)가 16일(현지시각) 다마스쿠스에서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UN) 시리아 특사와 면담하고 있다. 알샤라는 반군이 승리하면서 지난 13년간 사용하던 가명 ‘아무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아닌 본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17. [다마스쿠스=AP/뉴시스]
시리아 국영 통신 SANA가 제공한 사진에 평상복 차림의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오른쪽)가 16일(현지시각) 다마스쿠스에서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UN) 시리아 특사와 면담하고 있다. 알샤라는 반군이 승리하면서 지난 13년간 사용하던 가명 ‘아무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아닌 본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17. [다마스쿠스=AP/뉴시스]

시리아 과도정부의 실권자인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가 15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군복이 아닌 양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지도자의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 날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개최한 외신 기자회견에서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시리아가 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16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내각 청사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줄라니는 새 정부가 헌법 개정과 제도 개선 등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개혁 시간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방에서 요구하는 선거를 실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3년 간의 내전 때문에 인구 절반 가량이 조국을 떠났고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큰 야망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시리아의 수많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요술봉’은 없다”며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줄라니는 최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 대신 본명 ‘아메드 알 샤라’를 쓰기 시작했다. 새 정부에서 공식 직함은 사령관이다.

그는 “우리는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진정한 테러리스트는 사이드나야(감옥)에서 사람을 죽이고 통폭탄을 투하한 사람”이라며 아사드 정권과 달리 온건 노선을 걷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소수민족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개신교와 드루즈교 등 소수 종교 지도자들과 회담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통치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시리아는 개인의 자유를 깊게 침해하지 않을 것이나 ‘관습’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시리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국 수준에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나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대를 이어 53년간 시리아를 철권통치한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후 미국, 영국, 유엔 등은 새 정부와 공식 외교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유엔의 시리아특사 예이르 페데르센은 15일 다마스쿠스에서 줄라니 등과 면담했다.

그러나 서방은 줄라니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온건 성향을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고 있다.

줄라니는 “테러국가 딱지는 아사드 정권에 더 적합한 정치적인 지정”이라며 “이제 테러국가 지정을 해제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 경제와 대외활동 정상화를 위해 제재를 해제해달라는 뜻이다.

#시리아#반군#아메드 알샤라#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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