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기부금 우선 선발”…美 5개 명문대, ‘특별입학’ 피소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캠브리지 캠퍼스 본관. AP 뉴시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조지타운대, 노터데임대 등 미국 유명 사립대가 ‘학생의 성적이 아닌 그 부모의 기부 내역을 보고 입학을 허용했다’는 의혹에 따른 소송을 벌이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연방법원의 부정 특혜 입학 관련 소송 자료에 따르면 MIT 이사회의 한 위원은 이전에 사업을 같이 했던 동료의 자녀 2명을 입학 시켰다. 또 조지타운대 전 총장은 성적 증명서 대신 아닌 부모의 기부 내역 자료를 반영해 일부 학생을 특별 입학 명단에 포함시켰다. 노터데임대는 2016년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전체 학생의 4% 가량인 86명을 고액 기부자 자녀로 채웠고, 전체 기부자 자녀의 76%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 대학에선 입학 담당자가 동료에게 “내년에는 부유층이 똑똑한 아이들을 좀 더 길러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5명의 아이비리그대학(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다트머스대, 브라운대) 졸업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22년 “명문 사립대들이 부유한 학생들을 부당하게 특혜 입학시켰다”며 총 17개 명문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또 대학들에게 총 6억 8500만 달러(약 9926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WSJ에 따르면 원고가 승소하면 미국 반독점법에 따라 대학들은 약 20억 달러(약 2조 8982억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다트머스대, 노스웨스턴대 등 12개 학교는 이미 합의를 마쳐 최소 2억 8400만 달러(약 4116억 원)를 원고에게 지급했다고 WSJ는 전했다. 노터데임대와 조지타운대 등 나머지 5개 학교들은 “법정에서 싸우겠다”며 “입학한 모든 학생이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성공할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