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인프라 협력 강화 움직임 경고
“美가 건설한 자산, 다른 이에 못 넘겨”
FT “나토에 국방비 2배 요구 예정”
“미국이 건설한 파나마 운하를 파나마에 넘겨준 것은 미국의 관대함을 상징하는 사례였다. 그런 파나마 운하를 미국을 ‘착취(rip-off)’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미국은 파나마에 운하를 다시 반환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 시간) 미 해상 무역은 물론이고 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은 파나마 운하의 운영에 대해 파나마 정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파나마 정부가 운하의 통행료를 높이고 중국과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파나마 운하는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결코 다른 잘못된 이의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이어 “파나마 운하는 미 해군의 신속한 배치와 이동 및 미 항구로의 상선 이동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110년 전 3만8000명의 미국인 남성이 목숨을 잃어가며 만든 운하”라고 가치를 부여했다.
길이 82km에 이르는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다. 북아프리카 이집트에 위치한 수에즈 운하와 함께 글로벌 해상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운하로 꼽힌다. 미국은 군사·경제적 이득을 위해 1914년 운하를 건설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파나마의 반환 요구가 거세지자 1999년에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로 넘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는 미 해군과 기업에 터무니없는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런 착취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파나마 운하는 통행료가 크게 오르며 미국 경제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파나마 정부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량(水量)이 크게 줄어들어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를 약 36%나 줄여야 했다”며 “이로 인한 혼란이 공급망 압박으로 이어져 통행료 등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는 선박의 크기와 화물량에 따라 최대 50만 달러(약 7억2475만 원)까지 부과된다. 미국은 운하 전체 이동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최대 이용국이다. 미국 다음으로는 중국과 일본이 많이 이용한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을 현 2%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까지 요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이 유럽에 본격적으로 ‘국방 청구서’를 내밀 것이란 관측이다.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충분한 방위비를 지출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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