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 시간)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북한이 제안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가 병력 부족으로 먼저 파병을 요청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같은 날 “내년 5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이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혀 파병 뒤 양국 군사협력이 더욱 굳건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북한이 제안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곧바로 수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탱평양군사령관도 7일 한 안보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먼저 러시아에 파병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NYT는 “다만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파병에 대한 대가를 즉각적으로 받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향후 북한을 둘러싸고 외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러시아가 북한을 지지해주길 원한다는 의사를 러시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군사기술 측면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도와주길 기대한 제안이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3일 내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이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승절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가장 큰 국가 경축일 중 하나다.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내년 전승절 열병식에 군대를 보내기로 한 국가에 북한이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 대표단이 아닌 북한군 부대가 참석한 적은 없었다.
북한이 올 9월부터 러시아의 군사 훈련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알려진 10월부터 한 달가량 앞선 시기다. 미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지난주 “9월 진행한 군사훈련 참관국 10개국에 북한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예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 수는 3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사상자 1100여 명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더 많은 병력과 장비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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