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외상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일본 외상이 중국을 방문한 건 지난해 4월 당시 외상이었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앞서 중국과 일본 모두 전략적 협력 필요성과 갈등 요소를 동시에 재확인하며 안정적인 관계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보 갈등이 여전하지만,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를 중심으로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찬을 포함해 3시간여 진행된 회담에서 이와야 외상은 “과제와 현안을 줄이고 협력과 연계를 늘리는 첫발을 내딛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과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략적 호혜 관계라는 개념은 여기에 요체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일 관계가 안정되면 아시아가 안정되고 국제 사회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국은 일본과 함께 전략적 호혜 관계의 올바른 위치를 견지하고 협력 파트너로서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공통 인식을 지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에 따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야 외상은 회담에 앞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를 예방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일본과의 협력 강화와 지속적이고 안정적 발전을 희망한다”며 “새해 양국 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조성돼 각 분야에서 우호 교류가 진행되고 더 많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 측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중단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조기 재개를 요구했다. 이와야 외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대만에서 110km 가량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 인근에 중국이 해상 부표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일방적 자원 개발 등 현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와야 외상은 이날 회담 후 인적·문화교류 촉진 고위급 대화에 참석해 부유층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10년 관광비자를 신설하고 단체여행 관광비자 체류 가능 일수도 15일에서 30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달 일본인을 대상으로 단기 체류 비자 면제를 재개한 데 따른 조치다.
중일 양국은 내년 고위급 경제 대화를 개최해 무역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야 외상은 왕 부장에게 내년 중 일본 방문을 요청했다. 내년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3국 간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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