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반환’을 언급하며 파나마와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파나마 대사를 임명하며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내년 1월 취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변국을 위협하는 발언을 주저하지 않으며 1기 때보다 더욱 강경해진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제6구역 커미셔너(한국의 군 의원 격)인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사진)를 주파나마 대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브레라 지명자에 대해 “미국 우선주의 원칙의 맹렬한 전사”라며 “파나마에서 우리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카브레라 지명자는 친(親)트럼프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서 플로리다주 지부 사무국장과 히스패닉 문제 담당 선임 고문을 맡고 있다. 올해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선 플로리다주 대표로도 활동했다.
이번 주파나마 대사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가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한 지 4일 만에 이뤄졌다. 그는 21일 파나마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미 해군과 기업 등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한다며 운하의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량(水量)이 줄어 운하 통과 선박 수가 약 36% 감소했고 통행료도 인상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에 대해 경고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2017년 파나마와 수교한 뒤 현지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탄절 축하 메시지에서도 “파나마 운하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그러나 불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훌륭한 중국 군인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밝혔다. ‘중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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