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도 ‘조류 충돌’ 증가…지난해 신고된 1만9367건 중 조류 충돌 94%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12시 59분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 뉴스1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 뉴스1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 충돌)와 랜딩기어(바퀴) 미작동이 꼽히는 가운데, 항공 교통량 세계 최대 국가인 미국에서도 조류 충돌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올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야생동물이 민간 항공기에 충돌했다는 신고 건수는 1만936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조류충돌은 1만8394건으로 전체의 94%에 달한다.

야생동물의 민간 항공기 충돌 건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운항이 축소된 2020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1990년 2088건에서 2021년은 1만5447건, 2022년 1만 697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야생동물 충돌로 인한 항공기 피해 건수는 709건으로, 전체 충돌 건수의 3.6%에 해당한다. 하루에 2건은 미국 내에서 야생동물 충돌로 인해 항공기가 손상된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야생동물 충돌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들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항공 여행 수요가 늘어났고, 공항 주변 개발이 한층 활발해지면서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활동, 항공기에 익숙해져 충돌이 늘어난 점이 최우선 원인으로 꼽혔다.

또 항공기 기술 발전으로 엔진 소음이 감소하고, 출력이 높아지면서 동물들이 이를 감지하고 피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보고서는 상업용 항공사가 3∼4개의 구형 엔진이 달린 여객기를 더 효율적이고 조용해진 2개 엔진 여객기로 교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조류 충돌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탑승자 155명이 모두 생존해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2009년 1월 15일 US에어웨이스(기종 에어버스 320) 사고, 2019년 8월 15일 우랄항공(기종 에어버스 321) 사고, 2019년 3월 10일 에티오피아항공(기종 보잉 737 맥스) 사고 등 3건을 사례로 들며 “2개의 엔진을 가진 항공기는 3∼4개의 엔진을 가진 항공기에 비해 취약할 수 있다”고 봤다.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버드 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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