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외신들도 주목하는 가운데 이번 사고의 원인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한 가지로 인한 것이라고 지목하기엔 의문점이 많다고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항공 전문가들을 인용해 “당국이 언급한 조류 충돌 가능성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랜딩 기어의 부재, 쌍발 엔진기인 보잉 737-800의 무안공항 착륙 시점, 조류 충돌 가능성 보도 등은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공군사관학교 전 교관이자 항공 전문가인 그레고리 알레기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답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문점들이 있다”며 “비행기는 왜 그렇게 빨리 갔는지, (날개)플랩은 왜 열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랜딩 기어는 왜 내려오지 않았는지”라고 SCMP를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비행기에 충돌하는 새들만으로는 이 같은 참사의 규모가 납득될 수 없을 것”이라며 “물론 조류 충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에는 그 여파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항공 안전 전문가이자 루프트한자 조종사인 크리스티안 베케르트는 “영상을 보면 역추진장치 외에 대부분의 비행기 제동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큰 문제와 급한 착륙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류 충돌은 랜딩 기어가 올라가있을 때 이를 손상시켰을 가능성이 낮다”며 “며 ”다른 시스템으로 기어를 내릴 수 있는 독립적인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기어를 내리지 않는 것은 굉장히 드물고 이상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항공 전문지 편집자인 제프리 토머스는 ”조류 충돌은 드문 일이 아니고 착륙장치와 관련된 문제들도 드물지 않다“면서 ”조류 충돌은 훨씬 더 자주 발생하지만 보통 이것이 단독으로 비행기 손실 사고를 불러오지는 않는다“고 관측했다.
버킹엄셔 뉴 대학교의 항공운항학 수석강사이자 전직 조정사인 마르코 챈은 사고 항공기가 당시 반대방향으로 활주로 착륙을 시도한 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와 관련해 많은 추측이 있다“고 했다.
SCMP는 ”전문가들은 항공 사고가 보통 여러 요인이 혼재돼 발생하며 사고 정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댓글 0